활동보고
사진자료실
문서자료실
HOME > 자료실 > 문서자료실
제목 <세계의 시민운동> 대항기구의 대명사 WSF
등록일 2005-07-28 15:03:40 작성자 운영자
조회수 5956 연락처  
    

<세계의 시민운동> 대항기구의 대명사 WSF
제5차 세계사회포럼(WSF)

새로운 정체성 모색하며 `수준높은 대안 만들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올해초 브라질 남부 포르토 알레그레에 모인 15만5천여명의 세계사회포럼(WSF) 참가자들은 뜨거운 햇살 아래 연거푸 물로 목을 축이며 2명의 정치인 이름을 외쳐댔다.

좌파 출신 정치인으로 중남미 최대국 브라질을 이끌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그 주인공.

이때 룰라 대통령은 집권 이후 '우파보다 더 우파적인' 정책을 채택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은 반면 차베스 대통령은 좌파의 신성으로 떠오르며 일약 스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물론 같은 시기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진행되고 있었다.

WSF는 '가진 자들의 모임'이라고 불리는 WEF의 대항기구로 출발했다. 1980~1990년대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하나로 결집해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출범 목적부터가 선진국 중심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발이었던 만큼 WSF는 정치적인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 WSF는 거대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내실없는 구호 뿐인 정치조직으로부터 사회구조와 생활여건 개선에 필요한 정보 교류의 활성화와 개인의 생산성 제고를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 또 지식인의 참여를 확대해 수준높은 사회적 대안을 창출하려는 노력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무형의 공간에서 사회적 의제 구성 = WSF는 유형의 조직이나 기구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대표성을 가진 특정 인물도 없다. '열린 공간'을 표방해 단체나 개인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의제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브라질이 2001~2003년과 올해까지 4차례에 걸쳐 포럼을 주최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탓에 WSF 사무국이 상파울루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국별로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하나씩 두고 있을 뿐이다.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사무국에는 10명 안팎의 상근ㆍ비상근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사회단체들이 띄운 새로운 안건을 취합하고, 이를 가입 단체들에 보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WSF에는 현재 세계 각국의 140여개 단체가 가입돼 있으며 이들 단체의 대표들로 구성된 국제위원회가 실질적으로 대표기구 역할을 한다. 한국의 사회단체도 2개가 가입돼 있다. 국제위원회 아래에는 WSF 관계자들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단체가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WSF가 이처럼 무형의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보니 항상 운영비 조달이 문제다. 브라질 사무소의 상근직원인 파트리시아라는 여성은 "각국 정부와 국제 NGO 기구에서 일부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원들이 내는 크고 작은 성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운영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올해 포럼도 전체 600만달러의 예산 가운데 100만달러 정도가 모자라 지금도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 정부에 기대지 않는 자율적인 해결책 추구 = WSF가 사회구조와 생활여건 개선에 목표를 두기 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높이는 일이다.

정보화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보급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노동자들로부터 개인 정보를 전달받아 공개자료화하고 적절한 일자리를 찾아준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이버 인력시장'을 구성해 부족한 고용기회를 노동력의 원활한 재배치로 해소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브라질의 경우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활발한 정보교환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찾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WSF 관계자는 이를 두고 "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가 가져다 주지 못하는 새로운 고용기회를 제공해주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흔히 말하는 3D 직종의 구인난이 일부 해소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업과 함께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브라질에서는 기아해소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브라질 최대의 노조인 중앙단일노조(CUT)와 토지없는 농민운동(MST), 기아퇴치를 위한 정부의 프로그램인 '기아제로' 등이 5천만명이 넘는 빈곤층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 WSF에 제공하고 있다.

WSF는 또 각 지역별로 생필품의 현지생산을 확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국적기업이 보편화된 요즘 무조건 이들을 배격하는 것보다는 다국적기업의 토착화를 유도해 물자 부족을 해결하고 고용창출이라는 부대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이밖에도 청소년 및 여성 권익 향상, 주거환경 개선, 환경보호, 인종차별 해소 등 WSF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는 특정 문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 탈정치화는 여전히 고민 = WSF가 정치적인 성격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하지만 어떤 사회적 의제건 결국 정치적인 해결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변신이 쉽지는 않은 편이다.

WSF측도 "공론화된 안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치인을 초청해 토론회를 갖는 기회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포럼이 정치색을 완전히 벗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시민사회'를 지향하면서도 포럼의 성격상 거대 담론을 외면할 수 없고, 정치지향성을 떨치기도 어렵다는 고백이다.

WSF는 그러나 내년 포럼이 이같은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F는 최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회의에서 내년 행사를 지금까지와는 달리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파키스탄의 카라치, 말리의 바마코 등 3곳에서 분산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특정인이나 특정 이념이 아닌 지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포럼을 이끌어가자는데 합의했다.

CUT 대표로 바르셀로나 회의에 참석한 구스타보 코바스(47)는 "올해 포럼은 차베스 대통령이 좌파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인 성격으로 흘렀다"면서 "그러나 내년 포럼을 계기로 WSF가 보다 구체적인 생활 현장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시민운동>생활속에 파고드는 WSF

[연합뉴스 2005-07-27 08:02]  
브라질 중앙단일노조(CUT) 코바스 국제협력위원 인터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세계사회포럼(WSF)은 정치적인 성격으로 출발했으나 점차 소외된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과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구시가지에 위치한 WSF 브라질 지부에서 만난 구스타보 코바스(47) 중앙단일노조(CUT) 국제협력위원은 WSF를 "세계적인 담론을 하나의 그릇에 담아내는 거대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코바스 위원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40인 WSF 국제위원 회의'에 CUT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한국의 노동계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전세계의 각급 시민사회운동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WSF가 정치성을 띠는 것은 필연"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단일 단체도 할 수 없는 사회구조 개혁이라는 방대한 목표를 수행하는 범지구적인 조직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기간에 활동했던 사회운동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으며 "따라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움직임이었으며 1990년대 후반에 침체기를 겪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0년부터 이러한 사회운동을 추스르면서 출발한 WSF는 사회단체들이 원활한 의사소통과 원인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한 국제기구를 통하지 않고 지구 규모의 현안을 공론화하는 것은 하나의 위대한 시도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한 점진적인 사회개혁이 WSF의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초 브라질 남부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열린 제 5차 포럼이 극단적인 정치집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상당히 정치적인 포럼이 됐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사회구조를 개선하려는 생활운동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정치분야에서 찾아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SF는 평소에도 정치인을 초청하는 토론회를 자주 마련하고 있으며 빈곤 및 기아 추방, 실업 해소, 주거환경 개선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점들은 역설적으로 WSF가 극복해야 할 한계가 된다는 사실에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바르셀로나 회의와 관련, 그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남부유럽, 중동 등 이른바 소외지역의 대표들이 자리를 함께 한 모임이었다"면서 "인종차별, 빈곤대책, 이민자 대책 등 각 지역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주요 토론의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들은 내년에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파키스탄의 카라치, 말리의 바마코 등 3개 지역에서 분산개최되는 포럼에서도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브라질 내에서 벌이고 있는 WSF의 활동에 대해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한 마디로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사회운동의 목표를 두고 있다"면서 "정부의 해결책을 기다리지 않고 시민단체와 개인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의 목표를 찾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어차피 사회구조를 개선한다는 것은 마라톤 경주와 같은 것이다. WSF는 범세계적인 시민운동인 만큼 보다 많은 사회 저변의 참여를 통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코바스 위원은 대화를 마쳤다.

fidelis21c@yna.co.

목록

다음글 동북아경제의 구상과 기업 금융 투자의 역할(이찬근)
이전글 <세계의 시민운동> 프랑스 반세계화 단체 `아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