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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기자본 감시 넘어 금융공공성 강화로" 투기자본감시센터 7주년 기념 토론회 … 허영구 "금융공공성 재단 설립" 제안 (매일노동뉴스)
등록일 2011-09-29 13:22:16 작성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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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국가재정 위기가 덮치면서 세계경제는 다시 불안정한 상황에 빠졌다. 2008년처럼 금융시장이 급락하는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국가 재정의 어려움이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지면서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금융위기를 헤쳐 나오면서 경기부양책을 사용해 이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내에서는 저축은행이 잇달아 부도를 내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위기는 한 곳에서 시작되면 멈추지 않고 확산되는 바이러스처럼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28일 "통제할 수 없는 자본이 만들어 낸 위기를 극복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공공성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 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토대로서 금융공공성 재단 설립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센터 설립 7주년을 기념해 열린 '금융·투기자본의 폐해와 금융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에 참가해 이같이 주장했다.


“전 세계 금융거래 98% 투기성 자본”

허영구 공동대표는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전 세계는 주가폭락과 환율급등·대외신인도하락·외환위기·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경제위기를 겪었다"며 "3년이 지난 2011년 9월 현재 위기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국가 재정위기에 따른 그리스 등 국가부도사태가 임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이어 "세계경제가 한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각국 정부가 돈을 쏟아 부어 강제로 부양시킨 결과"라며 "썰물이 되면 배가 일시에 갯벌에 주저앉듯이 경제는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 금융거래의 98%가 투기자본의 거래이고 단 2%만이 실물거래인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금융·주주자본주의는 더이상 존립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 국제은행·금융자본가들도 스스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금융위기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투기자본, 금융 넘어 제조·방송·통신까지 장악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허 대표는 "한국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과 자유화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받아들였고, 투기자본이 판치면서 금융공공성이 무너진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방송·통신 등 전 산업에 걸쳐 금융화가 진행됐고 투기자본, 특히 해외자본은 기업 인수·합병과 매매차익·고배당 등으로 국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창립 이후 투기자본의 불법·탈법행위를 찾아내 폭로하고 법·제도적 규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전 사회적 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자본의 감시·견제활동을 넘어 전 사회적인 금융공공성 강화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처럼 금융이라는 제한된 분야에서 벗어나 제조업 등 전 산업과 정치·경제·시민사회·노동 분야로 이러한 운동을 확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 야만의 금융·주주자본주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투기자본에 대한 감시를 넘어 통제와 규제 나아가 소유구조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의 핵심은 금융공공성 강화가 될 것이고, 이 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금융공공성 재단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당금만으로 투자수익 거둔 론스타

이날 토론회에서는 투기자본의 폐해를 경험했던 노조 관계자들이 참가해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특히 먹튀나 고배당 문제가 집중 성토됐다.

김기철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은 "투기자본은 그 자본의 특성상 기업을 인수한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수익을 내면서 회사를 되 파는 것에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존립 혹은 지속 발전이나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등은 투기자본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론스타는 2005년 외환은행을 KB국민은행에 매각하려다 실패했고, 최근에는 하나금융지주로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의 금융산업이나 외환은행 발전보다는 어떻게 하면 수익을 극대화해 빠져나갈 것인가만 고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론스타는 2007년 4월 이후 올해 7월까지 8번의 배당을 통해 인수대금(1조3천834억원)을 상회하는 1조7천98억원의 자금을 챙겼다. 외환은행 보유주식분(51%)을 팔지 않고도 이미 투자금을 웃도는 이익을 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론스타는 지난해 말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올해 4월과 7월 두 번의 배당을 통해 모두 7천765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며 “국내자본인 하나금융마저도 론스타의 먹튀 혹은 국부유출을 묵인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론스타가 이대로 외환은행을 팔고 나갈 경우 2조원 이상의 수익을 더 낼 것”이라며 “이러한 국부유출을 막으려면 정부가 론스타의 금융자본·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고, 주식 강제매각(징벌적 매각)을 명령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최대수익 아닌 적정수익 마땅”

또 다른 금융기관인 SC제일은행이나 통신업체인 KT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제일은행은 2000년 투기자본 성격의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된 후 2005년에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재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뉴브리지캐피탈이 챙긴 매각수익금은 1조1천억원에 달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계 금융자본이었지만 투기자본처럼 수익 중심의 경영과 고배당을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를 추구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 대출사업을 펼치고 있고, 직원 연수원과 영업점 등 3천6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은행 전산부 토지와 건물(약 4천억원 추정)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또 2009년 당기순이익 4천500억 중 58%에 달하는 2천500억원을, 지난해에는 3천220억의 순이익 중 62%에 달하는 2천억원을, 올해도 상반기 이익 2천400억원 중 42%인 1천억원을 주주 배당했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가 100%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모두 이 기업의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

김재율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스탠다드차타드는 제일은행을 인수하자마자 상장을 폐지하면서 최소한의 경영감시마저도 피해가고 있다"며 "은행자본이면서 투기자본처럼 행동하는 문제를 묵인할 수 없어 노조 또한 60여일이 넘기 쟁의행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특히 은행 수익은 모두 고객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은행은 최대수익이 아닌 적정수익을 얻도록 경영방침을 변경하거나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 고배당 위해 구조조정?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이 49%에 달하는 민간통신회사인 KT도 고배당 문제가 지적됐다. KT는 2001~2010년 사이 모두 10조4천6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 중 40.6%인 4조2천495억원이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지급됐다. 이 중 외국인이 받아간 배당금은 2조3천619억원에 달했다. 특히 2001년 KT의 배당성향은 20.6%에 불과했는데 2008년 50.3%·2010년 50.0%로 크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는 수익 극대화와 주주배당을 위해 각종 인력자산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97년부터 시작된 명예퇴직·구조조정으로 2009년까지 무려 2만9천362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KT는 전체 수익의 80% 정도를 내수산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지만 그 중 상당의 수익금이 주주배당이라는 이유로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며 "반대로 해외 투기자본과 주주들은 배당수익 극대화를 위해 KT에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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