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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일은행이 고금리 대출하는 이유는? [토론회] "투기자본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이윤 내고 빠져나가는 것"(프레시안)
등록일 2011-09-29 15:07:13 작성자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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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이 고금리 대출하는 이유는?
[토론회] "투기자본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이윤 내고 빠져나가는 것"
기사입력 2011-09-29 오후 2:46:35

    
"제일은행은 투기자본의 현금자동지급기다."

김재율 금융노조 제일은행지부 지부장은 "제일은행만큼 투기자본이 들어와 '먹튀'하기 좋은 데가 없다"고 말했다. 자산이 26조 원이었던 제일은행이 지난 2000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에 단돈 5000억 원에 헐값으로 팔린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뉴브리지캐피탈은 5년 만에 매매 차익을 남기고 스탠다드챠타드 은행(SCB)에 재일은행을 재매각했다. SCB는 상장을 폐지하고 현재 단독 주주로서 제일은행 지분을 100% 갖고 있다.

그는 2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금융·투기자본의 폐해와 금융 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업·제조업·통신업 등 분야에서 피해 사례를 보고한 참가자들은 "투기자본은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며 "단기적인 주주배당을 높이는 방법과 빠른 시일 안에 기업을 팔고 빠져나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 결과 노동자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지부장은 "외국자본이 금융기관을 100% 인수하고 경영권 감시도 받지 않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SC제일은행의 대출상품인 '셀렉트론'의 금리는 최대 19%에 달한다. 그는 "제도권 은행에서 이처럼 고금리 대출 위주로 영업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그 이유를 "단기 수익을 뽑아야 하는 투기자본의 속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주 배당률 94.2%, 정리 해고에 '먹튀'까지…"

투기자본은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도 손을 뻗쳤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회사인 위니아만도 위니아만도는 2005년 UBS캐피탈에서 사모펀드인 CVC에 100% 매각됐다. 김태석 금속노조 위니아만도지회 지회장은 "사모펀드가 위니아만도에서 10년 넘게 거액 유상감자, 고액배당, 자산매각 등으로 투가금액의 몇 배에 달하는 돈을 빼갔다"며 "금융투기자본이 제조업을 직접 경영하면서 제조업을 붕괴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 투기자본은 투자에는 관심이 없고 얼마나 돈을 빨리 빼 가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CVC는 사업을 점차 축소시키더니, 2009년에는 정리 해고로 정원을 50% 감축했다. 그는 "딤채가 대박이 나지 않았더라면 2005년에 진작 사라질 운명이었는데 운 좋게 10년을 버텼다"면서도 "투자는 없이 자금만 이탈하니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며 초조해 했다.

공기업도 초국적 금융자본의 입김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지난 2002년 민영화된 KT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49.9%다. 2006~2008년에는 미국 국적의 인사가 사외 이사로 있기도 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이 낙하산 인사로 오면서 2009년 배당률이 94.2%였다. 이석채 회장이 미국인임을 돈으로 보여준 셈"이라며 "다른 상장기업은 평균 배당률이 16%대인데 KT만 평균 50% 배당이 넘는다"고 꼬집었다.

KT는 2001년 민영화를 앞두고 매출을 늘리거나 인력을 감축해 당기순이익을 극대화하고 투자 이윤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결과는 구조조정으로 나타났다. 조 집행위원장은 "법적으로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가 있어야만 가능한데, KT는 영업이익이 평균 1조 원이 넘자 비밀퇴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명예퇴직을 거부한 사람은 전환 배치하고 미행, 감시, 왕따를 시켰다"며 "20년 이상 숙련된 업무에서 생소한 업무로 배치하고, 도달할 수 없는 실적을 제시한 후 이를 못 지키면 징계절차를 밟는 식"이라고 말했다. KT는 2009년 노동자 5992명을 명예 퇴직시켜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인원을 정리 해고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외국 투기자본과 주주 중심의 지배구조를 바꾸고 금융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KT의 외국인 소유지분을 현행 49.9%에서 미국과 형평성에 맞게 20%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율 제일은행지부 지부장은 "기업의 상장 폐지 요건을 강화해 경영방식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미국 전체 통화량의 3%만이 실물화폐이고 나머지 97%는 컴퓨터 화면상에만 있으며, 전 세계 금융거래의 98%가 투기적 금융거래이고 2%만이 실물 거래"라면서 "주주자본주의를 견제할 금융공공성 재단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김윤나영 기자


*바로가기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92913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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