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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보좌파의 씨앗마저 먹어치워서야
등록일 2012-02-21 10:17:14 작성자 허영구
조회수 5246 연락처  

진보좌파의 씨앗마저 먹어치워서야

 

오전에 모란 공원에서 있을 열사 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 참석자들은 전태일 열사 이후 40여년, 1987년 대투쟁 이후 25년 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뤄놓은 것이 없어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민주노총 중앙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저는 진보정당 운동과 노동운동이 우경화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회당 동지들의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년여 동안 연대하면서 여러분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출세주의자들과 소영웅주의자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경으로 치닫는 진보정치나 소위 중간파 개혁세력들이 정체성 없는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볍씨는 남겨두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봄날 다시 씨앗을 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씨앗마저 먹어치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 씨앗마저 먹어치우려는 세력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얼음장 밑을 도도하게 흐르는 봄 기운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모인 우리가 비록 소수로 보일지라도 좌파 변혁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진보좌파정치는 한 개인의 살아 있는 동안의 성과가 아니라 후배와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질 역사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는 열매가 아니라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사람들입니다. 그 열매는 우리 후배들과 후손들의 투쟁에 의해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새로운노동자정당추진위원회(새노추)는 노동운동이든 진보좌파정치운동이든 올바른 원칙에 입각하되 더 넓은 노동자민중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조직된 노동자들의 모임인 민주노총의 협소한 틀에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공세 속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불안정노동자들과 금융피해자들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고자 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여의도 점령시위 과정에서 사회당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청년진보당부터 시작해 오늘의 사회당에 이르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의 역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오늘의 여러분의 결정을 존중하고자 합니다. 진보좌파정치세력화를 위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 이날 사회당 당대회에서 진보신당과의 통합건이 85% 찬성으로 결정됐다. 같은 날 진보신당 역시 사회당과의 통합건이 92%로 통과됐다. 두 당은 4.11 총선 이후 당명과 강령을 바꾸기로 합의했다.

 

 

(2012.2.19.일,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사회당 16차 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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