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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티글리츠 "FTA는 '강제부과'일 뿐 '협상'이 아니다"
등록일 2006-05-23 10:04:53 작성자 운영자
조회수 5870 연락처  
  [먼슬리 리뷰] 볼리비아 방문…"석유산업 국유화는 자기것 되찾기"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지난주 남미의 볼리비아를 방문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 뜻을 밝혔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내고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에 재직 중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17~18일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 있는 대통령궁으로 모랄레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 등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남미의 스페인어 신문 <라 호르나다>가 19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스티글리츠 교수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정책에 대해 "원래 볼리비아의 것이었던 재산을 되찾는 일"이라는 말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는 한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올바른 길이 아니며, 볼리비아는 기존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에 변경을 가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미국의 평론잡지 <먼슬리 리뷰>의 웹진인 'MRzine(http://mrzine.monthlyreview.org)'이 20일 영어로 번역해 '보상받아야 할 자는 볼리비아인들이지 기업들이 아니다(Those Who Must Be Compensated Are the Bolivians, Not the Companies)'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라 호르나다>의 관련 기사를 우리말로 재번역하고 일부 압축요약해 싣는다. 서구의 주요 언론들 대부분은 스티글리츠 교수의 볼리비아 방문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편집자>
  
  2001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18일 최근 볼리비아 정부가 발표한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의 국유화에 대해 "이미 볼리비아 정부에 속했던 재산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묘사하고 "볼리비아는 자국의 자연자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워싱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국유화하기로 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결정은 앞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등 "광범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모랄레스 정부가 국유화에 따라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제통화기금의 대변인인 마수드 아메드는 "볼리비아 정부가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을 국유화한다는 결정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실행하느냐에 따라서는 볼리비아 경제의 중요한 부분인 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민간자본이나 해외자본의 투자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메드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은 볼리비아의 경제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점검반을 파견했으며, 볼리비아 정부에 대해 앞으로 6개월 간에 걸쳐 석유산업 국유화 결정의 구체적인 실행방식에 관해 외국기업들과, 그리고 특정한 경우에는 외국정부들과도 협상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협상에서는 국유화된 재산에 대한 보상, 새로이 체결되는 계약의 성격, 볼리비아의 주된 교역상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대책 등이 다루어져야 한다고 아메드는 지적했다. 그는 "우리(국제통화기금)로서는 그런 협상들이 상호간의 합의(또는 협정)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글리츠는 국가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워싱턴 콘센서스'에 의해 부과돼 온 신자유주의 모델은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한 뒤 "한때 신자유주의 모델의 우등생이었던 볼리비아는 신자유주의 모델의 적용으로 인한 모든 고통을 겪었으나 이득은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볼리비아는 이제 자국 경제모델에 변경을 가해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이런 맥락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국유화'로 규정하기보다는 "볼리비아 자원의 회복" 또는 "이미 볼리비아의 것이었던 재산을 볼리비아로 되돌리기"로 부르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나아가 그는 볼리비아는 자국의 천연자원을 채굴하는 데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누군가가 갖고 있던 그림을 도둑맞았다가 나중에 그 그림을 돌려받게 됐다고 하자. 우리는 그것을 '국유화'라고 부르지 않고 '처음부터 그의 것이었던 재산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부른다."
  
  그는 볼리비아 국가와 다국적 석유회사들 사이에 체결된 기존의 (매각)계약들이 지닌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그것들은 법률에 따라 체결된 것도 아니고 국회의 승인을 거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애초부터 '매각'은 없었다"고 강조하고 "따라서 국유화돼야 하는 재산 자체가 없었던 것이니 '국유화'라는 것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곧 기존의 (계약)조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미 변경될 필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스티글리츠는 석유산업 국유화와 관련해 제기되는 두 가지 문제를 더 거론했다. 그 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고 볼리비아 정부는 그런 보상을 약속해야 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볼리비아 정부가 자연자원 채굴의 대가는 국민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선언해야 하는가'이다. 이와 관련해 스티글리츠는 볼리비아 정부가 직접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의 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할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교육과 보건 분야의 투자와 서비스 개선을 돌봐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그것은 해당 국가의 생산구조를 훼손할 것이므로 좋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FTA는 개발도상국들에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협상(negotiation)이 아니라 강제부과(imposition)"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FTA는 국가주권을 저해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 대단히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는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에 미국과의 경제적 격차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따져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편없이 불리한 내용의 자유무역협정을 갖는 것보다는 자유무역협정을 갖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는 18일 모랄레스 대통령을 비롯해 볼리비아 정부의 여러 관리들과 만난 데 이어 19일에는 UPEA대학으로부터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스페인은 최근 베르나르디노 외무 및 이베로아메리카 담당 장관을 볼리비아 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정부대표로 임명했다. 그는 볼리비아의 석유 및 천연가스 국유화에 의해 피해를 입은 회사인 레프솔-YPF와 함께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페인은 볼리비아에 대해 법률적 안전장치를 다시 한 번 요구했다.
  
  브라질에서는 볼리비아의 석유산업 국유화 발표로 국영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충격을 받았지만, 국제문제에 관한 대통령 자문관인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가 최근 "브라질과 볼리비아 사이에 신뢰의 분위기가 재확립됐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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