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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안타' 거부한 '동양사태 후유증'(머니위크)
등록일 2014-10-10 11:52:47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8011 연락처 02-722-3229 

'유안타' 거부한 '동양사태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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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2년 일국증권으로 창립돼 50여년간 증권업계를 주름잡았던 동양증권(1985년 사명 변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대만계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바꿔 새 출발을 다짐했다. 중화권에 특장점을 가진 아시아 최고 증권사로서의 도약이 목표다.

하지만 과업은 남아 있다. 지난 1년간 업계를 뒤흔들었던 '동양사태'가 아직 미해결로 남았다. 동양그룹 주요계열사가 지난해 9월 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에 앞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 무담보 채권을 발행하면서 생긴 4만1000여명의 피해자들은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사명변경마저 부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대주주까지 변경돼 주인이 바뀌었지만 동양사태의 후유증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vs "과거 면죄 안돼"

"유안타증권은 국내에서 아시아를 가장 잘 아는 증권회사이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부를 창출해야 하는 미션이 있다. 고객과 우리가 함께 꿈꾸고 희망하는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유안타증권이 간판을 바꿔 달았다고 해서 과거 동양증권의 모든 죄가 면죄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증권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유안타증권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다시 신뢰를 쌓으려면 과거 동양증권의 고객이었던 피해자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최선을 다해 피해를 수습해야 한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지난 1일의 일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서명석, 황웨이청 사장과 8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새 도약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제공=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회사는 유안타금융지주(Yuanta FHC)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우리는 고객의 부를 창출한다'는 뜻의 '위 크리에이트 포춘'(We Create Fortune)이라는 미션과 '고객의 재무목표를 실현하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서비스 전문가'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사명변경을 계기로 중화권에 특장점을 가진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고 지점영업(리테일)과 투자은행(IB)에 강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함께 전달했다.

유안타증권이 '미래'를 말하고 있을 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이하 협의회)는 '과거'를 꺼내들었다. 협의회는 사명변경 날짜에 맞춰 '유안타증권 해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바꿔도 사기범죄 집단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과거 동양증권의 사장 이하 전체 임직원이 동양그룹의 기업어음·회사채를 조직적으로 사기판매 한 범죄 사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금융당국을 향해 동양증권에 대한 마땅한 제재와 유안타증권의 대주주 승인취소를 주문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7월17일 협의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동양증권 대주주를 유안타증권으로 변경 승인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동양그룹이 지난 2008년까지 조성한 해외비자금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데 이 돈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의 해외비자금이 유안타증권을 통해 우회출자된 것은 아닌지 출자금에 대한 본질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측 "회피하지 않을 것"… 현 회장, 선고기일 눈앞

유안타증권도 답답한 마음이다. 지난 1년여간 금융당국의 지시사항에 따라 불완전판매 여부를 인정하고 절차를 밟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사죄했지만 피해자들의 멍든 가슴을 치유할 길이 요원해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과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률과 금융당국의 규정에 따라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상호 간 최선의 결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잘잘못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반성하고 앞으로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기여하는 증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사명변경으로 동양사태를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협의회 측 주장에 대해서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절차일 뿐 책임회피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동양증권이 유안타금융지주로 매각됨에 따라 사태 확산을 방지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안타증권으로의 매각을 적극 주선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안타증권은 협의회가 주장하는 2000억원대 해외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추측에 의한 주장"이라며 "현 전 회장의 숨겨진 비자금 자체가 사실무근일뿐더러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대만 화교출신이라는 점으로 (현 전 회장과 유안타증권의 우회출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안타증권은 사명변경 전인 지난 7월3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분쟁조정안을 대부분 수락하고 분쟁조정 중이다. 피해자들의 수락률도 87%를 넘어섰다.

한편 동양사태에 대한 총 책임자인 현 전 회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15년을 구형받고 이달 10일 열릴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8월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사건 범행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취득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회복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그룹 증권사를 범행수단으로 사용해 경영권을 유지하고자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구형사유를 전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에게는 징역 10년,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이사와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8년 등을 구형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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