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의 음성에는 기운이 없었다 두가 다시 말했다
무리하신 모양입니다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괜찮다니까요
사모님
내 고집 꺾을 생각일랑 아예 말아요 우리 남편도 한평생 못 꺾은 고집
이니까
민은 두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요 난 두 군의 스승처럼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지
는 않을 테니 내 명은 내가 알아요 난 죽으려면 아직 멀었어
두는 입을 다물었다 민은 눈을 돌려 흙 위에 누워있는 동전들을 바라보
았다 그리고 동전들 주위를 보았다 동전들 주위에는 만 글자 하나가 쓰
여 있었다 민은 낮은 소리로 그 글자를 읽었다
불
민의 입가에 어두운 미소가 내려앉았다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주 린은 자기 집 연못가에 앉아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아버지 탄의 부름을 받았다 아버지가 왜 부르는지 이유를 짐작한
린은 잠시 주저하다가 이윽고 천천히 탄의 방으로 갔다 방안에는 탄이 혼
자 긴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린은 감히 아버지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며 무릎을 꿇고 앉았다
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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