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세요 그러실 필요 없잖아요 우리 집은 이만큼이나 잘 사는데 뭐
하러 그러시는 거죠 전 이해할 수 없어요
이해할 수 없다고 이 아버지가 집안을 위해 그리고 널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단 말이냐
뭐가 집안을 위한 일이고 절 위한 일이죠 그냥 아버지 욕심 때문
에
이년이
탄이 고함 지르면서 들고 있던 담뱃대를 바닥에 대고 내리쳤다 담뱃대는
둔한 소리를 울리며 부러졌다 린은 망연한 눈으로 부러진 담뱃대를 바라
보았고 탄은 부들부들 경련하며 말했다
물러가거라
어서 물러가래도
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린은 주먹을 꽉 움켜쥐며 외쳤다
제발 그만하세요 아버지가 욕심을 버리지 않으시면 전 이 집을 나가겠
어요
외침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탄의 손이 린의 뺨을 강타했다 린은 번쩍이
는 빛을 보며 옆으로 쓰러졌다 워낙 갑작스런 일이라 통증도 느끼지 못했
다 하지만 입안의 피비린내는 알 수 있었다 린은 반사적으로 입을 벌리
고 피를 뱉었다 붉은 피와 함께 부러진 이 조각이 나왔다 린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탄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린은 비
틀거리며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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