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HOME > 칼럼
제목 변양호 신드롬 읽으셨습니까?
등록일 2013-09-06 13:31:37 작성자 김영준 / 운영위원
조회수 4374 연락처 02-722-3229 
변양호 신드롬 읽으셨습니까?
 
2011년도 KBS 입사시험을 보고 온 딸이 물었다.
“아빠, ‘변양호 신드롬’이 뭐냐?” “그게 시사상식 5문제 중 하나였어”
변양호 신드롬! 주요 일간지가 처음 쓰기 시작한 시사용어였고, 올 5월에는 책으로 출간 됐다. 이 책에서 변양호 신드롬의 정의는 ‘책임 추궁이 두려워 중요한 정책 결정을 꺼리는 보신주의를 뜻하고, 외환은행매각사건 기소 후 금융 공무원을 사이에서 회자되는 용어’라고 한다
저자는 ‘공직자의 가장 큰 의무는 최소의 비용으로 위기에서 탈출시키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후배 공무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법정 진술을 소개했다. 소신있게 일한 변양호를 누가 정죄할건가?
 
또 이 책은 ‘긴급체포로 만난 하나님’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나는 원래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구속되고 나서 기적을 경험했다.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죄 없이 감옥 생활을 하는 처참한 고통을 당했지만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 원수를 용서하는 마음도 갖게 되었다. 검찰도 용서했다. 특별한 은혜를 받은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회개로부터 시작된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에게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씌운 자들을 자신이 용서하기 시작하면서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교회 출석을 기도해 온 부인과 딸의 응답으로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옥 중의 고통 속에 기적적으로 하나님이 만나주셨다는 것이다.
 
변양호 본인은 당초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이 검찰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고통을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해결되었다. 신앙의 동지로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사형수 000’와의 만남은 사뭇 감동이다.
 
모두 34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 중 우리 단체가 실제로 관심을 가졌던 외환은행매각사건에 대한 입장이나 내용은 그리 구체적이지 않고 책 내용의 대부분은 그당시 언론 기사로 대체 했다.
외환은행매각사건 1심: 상식에 어긋나다 (p205-235)
외환은행매각사건 2심: (p319-330)
 
‘바보 모피아’ 변양호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모 일간지 논설위원은 ‘그는 참 바보 같다. 요즘 유행하는 낙하산 한번 못 타본 모피아. 전관예우 문턱에도 못 가본 변양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쓴 이 책을 박근혜 대통령이 꼭 일독하기를 권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바보가 아니다. 자기 변명, 자기 변호를 적절하게 표현하며 부인과 딸의 신앙도 억울한 누명을 쓴 고통의 나날을 견디게 한 큰 밑거름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공무원으로서 사업가로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자신은 승진이나 보직 변경을 위해 인사 운동을 해 본 적도 없고 따르는 후배들도 많았다고 자평한다. 2005년 1월 그가 공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대부분 언론은 장차관이 될 사람이었다고 했다.
 
연합인포맥스 2005년 1월 6일 기사도 인용했다.
‘재정경제부 역대 관료 중 금융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꼽혀왔던 변양호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전격적인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는 물론 재경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렇게 잘 나가던 변양호가 대검 중수부와 겨룬 무용담! ‘변양호 신드롬’을 통해 스토리텔러가 되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제 그는 사모펀드 론스타에 국책은행을 매각하도록 도운 금융관료가 아니라 변양호의 보고펀드 ... 올해 국민연금 자금 4500억 원 굴릴 사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는 뉴스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투기자본 감시센터가 다시 그의 행보에 답할 차례다.
 

목록

다음글 기업어음(CP) 등 금융상품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불완전 판매”로 몰고 가는 것은 금융피해자들을 오히려 궁지에 몰수가 있다.
이전글 장 지글러의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